보수동 책방골목.... text

 

 

셔터문을 내리고 장사를 하는 서점을 본적이 있는가?...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보수동 책방골목은 학기초가 되면 까까머리 남학생들과 단발머리 여학생들로 골목이 가득 찼었다... 그 이유인즉슨 당시 참고서와 문제집을 도매가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던 대표적인 곳이 보수동 책방 골목이었기 때문이다.

 

학기초에는 10권 이상의 책을 한번에 구입 하는 시기라 보수동은 중고등학생들의 목돈(?) 마련의 아주 좋은 기회의 장소였다....

필자 역시 권당 2천원에서 3천원정도를 남겨 먹었으니... 대략 2~3만원은 수중에 들어왔음은 말할것도 없다...

 

그 당시의 보수동은 참고서, 문제집 이외에도 헌책을 파는 이들과 사는 이들로 붐볐는데 이것은 관습처럼 내려오던 보수동 헌책방이라는 지역적 맥락이 지역주민들에게 뿌리깊게 인식 되어져 있었던것을 알수 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을 거치며 대한민국은 급격한 인터넷 보급을 통해 세계 최고의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 뿐만 아니라 쇼핑과 실생활에 활용이 가능한 현실적 수단 까지도 통제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서점 역시 예외일순 없었고... 편리함과 싼 가격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오프라인 서점의 최대 적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복합적인 성격을 가진 대형 서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러한 서점들이 지금의 교보문고와 반디앤 루니스 등이다...

이러한 대형 서점은 온라인 서점과는 차별화 된 복합적 문화공간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해 주었고... 이는 한 장소에서 많은 것을 체험하기 원하는 한국의 문화 소비패턴과 맞아 떨어져 대형 서점의 부흥을 가져왔다....

 

온라인 서점과 대형서점의 양립은 중소규모 서점의 존립을 위협하였고... 기억되지 않는 서점들... 즉 동네서점이라 불리우던 작은 서점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지금의 보수동 책방골목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골목 어귀에서 헌책을 내어 판 것이 계기가 되어 산업화 시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으며 현재는 부산의 대표적인 문화거리로 존립하고 있다...

부산의 지역성이 잘 나타나 있는 골목길이라는 요소에 작은 책방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어 그 골목길을 들어서면 마치 책으로 이루어진 숲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풍경은 책방골목을 오는 이들이게 숨어 있던 오랜 예전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고 향수를 자극한다...

 

지금은 책을 사러 오는 이들 보다 그 시간에 흔적들을 사진에 담기위해 찾는 이들이 훨씬 많다...

이러한 현상은 보수동의 의미를 더욱 값지게 하는 것일수 있겠으나... 또 다른 눈으로 볼때... 어쩔수 없이 자본에 의해 존재 할수 밖에 없는 보수동이기에... 헌책을 사지 않는 손님은 반가울수 없다... 여기서 보수동 책방골목은 두 가치 사이의  딜레마에 빠질수 밖에 없다....

 

이러한 가치의 혼돈은 책방골목의 존립방식 즉 지금의 책방 골목의 시스템적 변화를 가져와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서점 주인들은 보수동을 변화 시키고 있다...

 

2003년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 행사가 시작 되었고, 책방골목의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뉴스가 간간히 들리고 있다....

천민 자본주의의 개발 방식만을 최고로 아는 대한민국에서 보존에 가치를 인정했다는것만으로도 아주 기쁜 일이다... 문화의 가치가 존중되어지는 순간이다....

 

보존은 건축가들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우리 주변의 기억과 인식들은 모두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

그대들의 아이들은... 헌책방이 무엇인지... 보수동 책방골목이 어디인지... 볼수 없게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책이 가득한 아름다운 부산의 골목길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자....

 

당신은 당신의 아이들과 걷고 싶지 않은가... 거대한 콘크리트 박스 숲이 아닌

종이 냄새 가득한 저 빛바랜 책들의 숲을.....

 

 

 

 



덧글

  • Cboyblues 2011/06/23 12:44 # 답글

    조금 안타까운 것은 얼마전 부산에 갔던 일이 있었는데, 책 가격이 정가나 인터넷가보다 아주 크게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 조금 안타까웠어요. 물론 훼손이 없는 책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뭐랄까요. 기대치 보다는 조금 - 비쌌고. 동시에 책방이 존립하려면 어쩔수 없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구요

    헌책과 동시에 새책을 같이 파시는 분들도 있었구요. 시대와 문화가 그리고 시스템이 이제 보존을 위해 대책이 생겨나고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요 - 그런데 어쩔 수 없는 요소들이 많겠죠.
  • sweet architect 2011/06/25 02:02 # 답글

    문화적 가치를 더 충실하고 크게 여긴다면 어느정도 감당해야 할 부분이 줄어들텐데 아직까진 무리 인거 같아요.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하고 사람들의 문화적 인식 역시도 많이 변하고 다듬어 져야 이러한 공간들이 살아 날텐데 아쉽기만 하네요.
댓글 입력 영역